샌달을 신고, 뒷동산을 오른다..
눈앞에 보이는 가장 높은 곳에 가면 이 동네 잘 보이겠지. 뒷동산 오르면, 에베레스트 그대 또한 잘 보이겠지.
기왕 배도 채웠고 더군다나 고기로..
짐도 없고..
살방살방 마실 나가듯 걷는다.. 걸음이 가벼울 뿐만 아니라 즐겁다.. 설레인다..
카투만두에서 만난 한 친구는 남체만 가도 충분하다고 그랬었는데..
그 말이
이 말이렷다.
일장춘몽~!
이리저리 정신없이 눈속에 담는다.. 기억할 수 있으려나.. 아니 느낄 수 있으려나.. 아니 아닐꺼야..
한 시간을 올랐다..
갑자기 구름이 몰려온다..
사방을 둘러싸기 시작한다...
마실만 남겨둔 체 구름은 목 죄어오듯 사방을 휘몰아 치기 시작한다..
눈 앞에 보이는 모든게 사라진다..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의 간이 부리에 쪼이듯
이제 갓 생긴 내 심장이 찢기듯 사라져 버린다.
너무 정신이 없었던 모양이다.. 아직도 느낄 수 없으니..아니..아니.. 기억 할 수 없으니..
급행열차를 탄다..
휴~
성급했었나.. 그럴수도~~ 천천히 느긋히 시작하자꾸나..
너무 많은 걸 단시간에 할려니 체할 수 밖에.. 그래 쉬자..
북으로 봤을 때 좌로시작해서 능선을 그린 뒤 우로 내려온다.. 샹보체에서 내려오는 길로..
방향에 대한 거리에 대한 개념이 그 땐 거의 없었지만 하루에-- 조금씩 떠올려 보니 지명도 생각나고-나지 않는 것도 있지만
쉴 틈도 없이
급행열차를 탔다..
무릎에 무리가 갈 정도로..
가는 날이 장날이다..
맞다. 금요일 오후... 바로 장날이다..장날이다.. 남체에서 금요일 오후, 토요일 이렇게 장이 선다.. 생필품부터 갖가지 식료품 고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들을 구경할 수가 있다..
그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흥정하는 재미도 있고 값도 약간 저렴하다( 남체의 상점들에 비해, 예를 들어 비스켓 6개들이 팩이 상점에선 200이었으나 여기선 같은게 120이었으니..) 순탈라(귤)도 한 개에 5~6루피면 오~케이... 카투만두 보다넛부근에서 1개에 1루피정도..ㅋㅋ
뭔가 있나 싶어 아래부터 위까지 쉴틈없이 흩는다.. 시장이 별반 다르랴.. 파는 사람에 사는 사람 그리고 흥정... 여기서도 흥정은 필수요건이다... 깍을 수 있으면 좋고.... 우선 비스켓 한팩을 사고, 순탈라10개... 초코바7개... 출혈이 크지만...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풀면 안되지만 절제가 되지 않는다...
치즈를 찾았지만 좀 체 볼 수가 없다... 상인에게 물으니 오늘은 없고 내일 장엔 아마 있을 수도있다 한다.. 비수기므로..그렇다나..
그려그려 내일 아침장을 기약하지...
오른편 위쪽은 식료품을 파는 장이 서고, 마을의 중앙 아랜 티벳탄장이 선다.. 그곳에선 주로 의복류를 팔고 있었다..
장터 윗 건물에선 버팔로를 팔고 있었다.. 1kg에 얼마냐고 하니 200루피라고 한다.. 많이 사면 살수록 싸다면서.. 5kg정도 사고 싶었다..
가만 생각하니 지금 여기서 뭣하고 있단가~~!....구름이 개념까지 가려버렸구나.. 엉능 방에 가서 발 닦고 자야지...걸음을 돌려 쿰부롯지쪽으로 걸어간다..
만남이 있었기에 헤어짐도 있었다..
그리고 인연이 있었기에 만남도 기약할 수 있었고, 헤어짐도 알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만났다...
닉과 벨린다..
그녀는 날 보자마자 얼싸안는다.. 붑사에서 헤어진지 삼일째 되는 날이다.. 반가움이란~!
뭔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이 이야기 저 이야기... 이야기 보따리가 너무 크다....
그리 오랜 시간의 만남은 아니였지만
이렇게 다시 만나니 반갑기 그지 없을 지경이다..
그들은 쿰부 롯지에 방을 구했기에 함께 그 식당에서 이것저것 푸짐하게 시키고 차를 마시며 저녁이 될때까지 노닥거린다..
형이 보고 싶었지..응..~!
추위를 많이 탄다는 벨린다를 위해 첫날 가져간 핫팩을 주었다.. 열기가 12시간정도 지속되기에 그녀는 너무 좋아하며 감사해했다..
내일 세 개를 더 주겠다고 했더니... 눈이 땡그래지며 연신 땡큐를 날린다...
닉... 목소리가 너무 매력적이다.. 큰일이다.. 반할뻔 했으니..ㅋㅋ
닉... 그가 또 한명의 친구를 데불고 온다... 50가량 되어 보이는 아저씨다... 수염이 덮수록한 걸 봐선 트레킹을 다 끝내고...
톰... 그가 말했다.. 반가워잉..
톰... 억양이 그래선지 발음이 그래선지 난 잘 알아들을 수 없다..
닉... 니 목소린 최고여...
닉... 톰에게 고쿄와 칼라파타르 그리고 촐라패스에 대해 묻고 우린 듣는다.. 그가 디카에 담은 사진을 보여주며 하나하나 설명해 나간다..
그에 의하면
지금 이 시기 또한 아주 아주 좋단다..... 길도 좋고, 날도 좋고, 모든게 다 좋다고...
톰...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우리같은 개별여행자들은 조금의 정보라도 귀가 쫑긋할 정도니.. 그의 말은 천금과도 같은 것이다..
닉과 벨린다는 내일 하루더 쉬고 칼라파타르로 가기로 결정을 지었고, 난 나나나난 아직도 생각중이다..
말은 이미 렌죠라 촐라 콩마지만
톰... 그의 4배속 말속엔(내가 듣기에) 웃고 있지만 웬지 아리송하다.. 판단이 흐려진다..
닉... 나를 위해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에 모인 여러 여행자들에게 렌죠라 촐라에 대해서 묻고 다닌다.. 기특하구로...
벨린다... 그저 즐겁다.. 보고만 있어도..
모든 사람들이 말한다... good luck, safe trek~!....
그 말이
내 확신을 굳힌다.. 벽에 걸린 엄홍길 대장의 사진을 보며...
난,
결심했고
난,
내일 타메로 향할 뿐이라고...
일출`1 너의 열정이 어제의 결심에 휘발유를 부었다..
토욜 아침 시장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고 닉과 벨린다 그리고 톰에게 굿나잇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