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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는 남체에서 2틀을 보낸다...
쉬면서 천천히 고소적응을 하는 것이 몸에도 정신에도 이롭겠지만 어떤 이는 바로바로 길을 나선다..
그게 더 이로울 수도..
그때그때 다르다.. 혼자가 편한 이유도 그 중 하나..
버너 위 시에라컵에선 물이 끓기 시작한다..
향기롭고, 달콤하고, 아름다운 시절이여~~
밖을 나갔다.. 이른 아침--새벽부터--
차갑게 끓어 오른 심장을 거위의 가슴털로 감싼채 마실을 돌고 돌고 돌고 돌다 쿰부 롯지로 친구들을 만나러 간다.
밤새 안녕~1.
컨디션은 어떠니ㅣㅣㅣ...밀린 빨래는 했니...아침은 먹었니..
분주하다..
위 아래 위 아래......
위에서 당기고 아래에서 내린다.
아래에서 당기고 위에서 밀친다.
시장에서 닉은 백그램에 60루피 주고 치즈를 샀다... 우선 맛을 보고..... 정말 맛있다.... 백그램이 정말 커 보인다...
건데,
저울이 장난을 치고 싶은 모양이다..
시시각각 바늘이 가르키는 방향이 갔다왔다 돌잔치 아이의 손처럼 망설이게 한다..
막상 내가 살려니 그 양이 너무 적다..
닉의 삼분의 2정돈데... 같은 값이라니... 아자씨 정말로..no way!~ last price...40rs ok or not....
뒤돌아 서려는 순간 ok ok ok ok ok~!
비스켓에 얇게 썬 치즈를 넣고, 태양초 고추장을 바른후 부지직 부지직... 먹을만 하다...
작별을 고한다...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 칼라파타르... 닉앤벨린다...
10시가 넘어서 짐을 꾸리고 여러갈래 길중 왼쪽방향으로 눈을 돌린다...
이미 생각이란 중요치 않다...
가다보면
걷다보면
머물다보면
먹다보면
쉬다보면
히말은 어느새 눈앞에서 아른거릴테니..
당근이 비교적 싸다... 서른개들이 한 봉지에 100rs... 개울가에서 깨끗히 씻고 칼로 깍아서 용기에 담아 꺼내기 쉬운 곳에 패킹한다..
당근이 달다.. 입도 즐겁고 배도 즐겁다.. 이러다...얼굴이 길어 지는 것은 아닌지...~!
길은 한 갈래 올라 봤자..400만 올리면 된다는 생각에 기분이 상쾌하다..
한 갈래 길 위에서...
멋지게 포즈를 잡아도 보고 저 멀리 보이는 히말의 여러산군들을 카메라에 담기도 하고 라면에 이것저것 넣어 찌개도 만들어 본다..
두 갈래 길 위에서...
방황하기 시작한다... 이게 아닌데... 어디로 갈까요...
침을 손바닥에 뱉고 다른 손으로 튀긴다.. 오른쪽으로 튀었다.. 그래~! 저길이다..
한참을 헥헥거리다... 짐을 이고 내려오는 여자들을 만난다...
~~타메는 어느쪽이죠... 이 길로 가면 맞나요.... 맞긴 맞는데.... 이 길은 좀 어려운 길이고요... 밑에 있는 길로 가세요... 아 ~~ 넵.. 단녜밧..
아랫길이 어려운건 계속 내려간다는 것이다... 많이 내려가면 그만큼 오르막도 길테니... 그게 싫어 침도 위쪽으로 튀겼는데...
해가 지쳤는지 산 너머로 너머로 고개 한번 들때마다 사라져간다..
하~ 오늘도 해가 지고 도착하겠구나... 오르막도 가파르구나~!
하얗던 설산도 부끄러운지 구름을 모으기 시작한다..
아~ 오늘도 정신없겠구나...
타메다..
타메.... 마을 입구에 발전소가 보이고........전망 좋고.....조용하고....
어딜 들어가야 할지 몰라 몇바퀴 돌다 아무 롯지나 들어간다..
여자 둘만 있다...저녁을 주문하고---물론 달밧이다... 싱글룸에 짐을 푼다...
양말을 빨고, 머리를 감고, 발을 씻는다...개운하다...
3800고지다...
야크똥으로 난로를 피우고............
난,
양말과 땀으로 젖은 신발을 말리고..... 카운터에서 뒹구는 마운틴 잡지를 집어들고....그림만 본다..ㅋ
난로가 뜨겁게 달아 오를때 어디선가 사람들이 들어온다..
아파 셰르파...
에베레스트를 18번 올라 기네스북에 올랐다...
여기가 그의 롯지다... 다이닝룸 전체엔 온통 그의 사진과 증명서들로 가득차 있다... 작은 살아있는 박물관인 것이다.
지금 그는 여기에 없고
미국에서 북면얼굴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가끔은... 우연이지만 이런 기회가 있기에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