츠니홍 2011. 10. 28. 11:30

 

언덕을 오르면

내려갈 곳이 두 길이다..

한편으론 타메가 보이고 반대편엔 손에 닿을 듯한 낭파라의 기운이 뻗쳐 오고 있으니

자~! 그럼 어디로 가야할진 정해진 것이다..

모처럼 눈안에 들어오는 길이라니.. let's sing a song for today!

 

 

사진을 보니 여운이 계속 남는다..

발걸음이 쉽지 않으나 앞은 내리막길이다.. 가속이 붙는다..

 

 

동네 입구에서 형들이 기다리고 있다..

''''알았어~! 알았어~! 옆으로 지나쳐 갈게....

걸으면 금방 일것 같으나 걸어도 걸어도 길은 가시권 안에서 숨을 헐떡이게 한다..

----무협 영화에서

----주인공이 진에 갇혀 허우적 거리다 어느 누구의 도움으로 빠져 나오든가, 아니면 자력으로 빠져나온든가 하듯

----나 또한

----그렇겠지....

흠~~~ 인적이 드물다...

가야할 길은 마루룽을 지나 룽데다...

 

 

오늘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눈 씻고 이리저리 눈알을 돌려봐도 보이지 않는다..

이 길이 맞는가...다시 언덕을 올라 볼까..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서 그런가...벗어 볼까..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들리지 않는가...벗어 볼까..

 

아~! 그랬었구나... 스스롤 보여줄 때 저 멀리 마루룽의 롯지는 눈앞에서 아른거렸으니..

 

마라룽~! 마루룽~!

드뎌 사천고지를 넘어섰다..

햇살이 너무 좋기에 양말과 신발을 말린다..

따뜻한 차를 마시고 셸파 스튜를 시켜 먹는다..

아저씨~~!

---맛있네요.. 그럼 좀 더 먹을라우... 옙... '냄비에 남은 스튜를 다 주신다'... 너무 맛있다...

---저기... 요샌 트래킹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네요... 아..네.. 저번달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12월부터는...

---여기도 우리집만 문 열었지 옆 집은 묻닫았시유~

---낭파라패스로 가볼까하는데...어떤지요...

---글쎄요... 여기서 2~3이면 갈 수 있는데... 롯지가 어떻게 될런지... 그리고 꽤 높아요...

---야영을 할까 싶으데...

---12월은 티벳사람들이 남체로 물건 팔러 많이 내려오는데..그들도 대부분 야영을 하긴 하는데.. 글쎄요.. 혼자라... 안전상 별로 추천하고

싶진 않네요...

---아...그럼 렌죠라는요..

---여기에서 보면 두 갈래 길이 보이는데 (윗길-아랫길).. 윗길로 2시간 정도가면 룽데가 있어잉.. 거기서 하루 묵고 담날 출발하면될거여잉

---음...고맙습니다... 생각좀 해 볼게요....

 

월간 '산'에서 낭파라의 사진을 보았다..

낭파란 입구에서 찍고 돌아올 계획이었는데..

저기 저기 저 고개만 가면 낭파라를 볼 수 있는데..

웬지 사천을 넘으니 숨도 많이 차는 것 같고, 걸음도 느려지고....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우선 룽데를 가자.. 하루 자면서 생각하자..

 

 

몇몇 롯지가 있었는데 문을 연 롯지는 여기 뿐이다..

룽데...룽데...

하하... 이게 또 웬 행운이던가... 내내 머리속 주름을 꼬고 비틀던 고민과 불안은 금새 사라져 버린다..

저들과 함께다...ㅋㅋ...

브라질부부다..

첨 그들은 패드를 깔고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텐트를 쳤기에... 거기서 잘거냐고 물으니 항상 텐트를 치고 잔다고 말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롯지 딸에게 말하고 후다닥....'오늘밤은 별을 보며 잘 수 있겠구나...'

혼자서 상상하고 느끼고..

혼자서 주고받고 헥헥거리다 보니...

매 때마다 만나게 되는 혹은 만나게 될 것을 기대하는 맘은

갈등이 많은 시점엔 무엇보다 들뜨게 만든다..

특히나..

내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