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오월은 푸르구나

2012. 1. 10. 21:34먹고, 마시고/맥주

이상고온이 아니라 저온으로 밤마다 바지춤 주머니에 손 넣고 똘똘이 쭈물락 거렸는데

 

오월이라...골든위크라 그런지...날도 달도 이내 맘도 따신 봄바람에 함께 날려 버렸다..

 

사월이라...그래 사월은 언제나 잔인한 달이지...우리가 태어나기 전에도..... 촐랑거리며 다니며 설레발이 칠 적에도

 

아마 그랬었지...

그랬었을거야...

 

하고 싶은게 너무 많은데...

보고 싶은 것도 너무 많은데...

너무너무너무 너무 많아서...

 

하나도 하지도ㅡ보지도 못하고 다들 자는 시간에 멀뚱멀뚱 신주꾸 골목길에서 맥주캔 들고 꼴깍꼴깍 거린다..

 

기분이 목구녕까지 올라오면

일주일치 생활비를 생각한다....

 

결심이 서면 바로 이자까야로 가서 25도 사케 한 병을 시킨다... 아니아니 아니지...먼저 이까심으로

생맥주 한 잔, 두 잔.....시원하게 들이키고... 새가리 피만큼 나오는 오토시(츠케다시)안주 한 젖가락 입으로 넣는다..

 

푸짐한건 없다...

 

 

25도지만 맛은 그때그때 다르다... 여기 촌놈들은 글라스에 얼음넣고 사케를 넣어 마신다... 일명 미즈와리라고 한다..여기선...

 

한 병이다..

 

양이 애법 되지만 외로운 밤이면 성질급한 내겐 이 밤이 더 길게 느껴질 뿐이다....

그래도 저 놈 이름이 토모노사케란다... 친구의 사케.. 친구같은 술... 이름 한번 지럴같다...

 

내가 여기서 뭔 글자를 적고 있는지.....

 

오늘이 일요일....음.....ㅇ시27분이네.... 월요일이네... 시간 빠르다... 기차길옆 오막살이 잘도잘도 지나간다....칙폭칙폭...

 

 

 

진로 25도... 물론 20도 짜리도 있지만 20도는 싱겁다...

 

양도 많다...750...

 

집으로 오는 길에 뭔가 부족한 듯 한 병 더 샀다... 왜 그랬을까...~!

 

집이 그립다...

돌아 가고 싶다...

그러나 돌아갈 표가 없다... 이미 떠나 버렸다... 눈물이 난다...

 

저 걸 다 마시면 내겐 월요일은 없을 것이다... 아무렴 상관없다... 골든위크니까... 이번주는....

 

그래서 마셨다..

그리고 마신다..

 

일주일치 생활비... 하루에 만원씩 쓴다고 가정한다면 이미 그 이상을 써버렸다... 그래 이번주는 헝그리하게 지내는 것이다...

그런데 두렵다..

이놈까지 다 끝냈는데 모자라면 어떡하지...후후...

 

요샛말로 대략난감이다..

 

 

 

아직 손에 힘이 들어가는 걸 보니 조금은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안압이 높아지고

볼살에 드어가는  모세혈관의 파장이 빨라져 .... 탱~탱`탱 거리고 후끈 달아오른 외피조직이지만

아직은 혼자이기에

그 누군가 봐줄 이 없기에

못생긴 발 보며 하회탈을 만들어 본다...키득키득키키득.... 

 

 

 

매일 들르는 마트다...

주위에 큰 마트가 몇개 되지만 여기 술값이 제일 싸다..

그러나..

환율 따지면....머리 아파진다...

두마리 다 잡을 순 없는 것이다...

저걸 마시면 끼니는 포기해야  하니까...

 

그래도 어찌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랴... 내가 도 닦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나저나... 저 가게는 왜 집 근처에 있어서... 매일매일 갈등때리게 하는지..원.....

 

에비수 순토리 프리미엄..... 어딜가나 비싼게 맛난다......

 

어린 아거들은 그 맛이 그맛이지 하면서 저거 반값정도 되는 거 마시지만 ....

난,

아니다... 난, 저게 맛있다... 매일매일 거덜나는 주머니.... 내가 왜 여기 있는 것인지.... 원.....

 

집이 그리운 것이것지..

 

 

 

매일매일 매일매일 매일우유 마시듯...저 녀석을 마셨다...

날마다..

때마다.

밤마다.

배고플 때 마다...

 

저 녀석은 내게 친구가 되어 주었고, 기쁨이었으며, 하루가 준 의미였다..

 

 

 

출처 : 두` 레 `박
글쓴이 : 피리피리피리 원글보기
메모 :

'먹고, 마시고 > 맥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날이 따셔지니..지니 지니 지니 2010의 기억  (0) 2011.03.06
2008  (0) 2011.02.16
비어  (0) 2011.02.16